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에는 여야 대표들과 만나 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의 ‘일대일 회담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번 회동이 조기에 성사될지는 불확실하다.
국민의힘, 회동 전제조건 제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1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현재 물밑 협의 중이며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고 별도 회동을 추가로 열거나, 따로 날짜를 잡아 대통령과의 일대일 면담을 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국회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알리는 자리에 ‘병풍’,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정상회담 내용을 공유하는 초대를 거부하면 여론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역대 사례와 현재 상황 비교
역대 대통령들의 방미 정상회담 후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절충점을 찾아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커 보인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취임한 대통령들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방미 정상회담 이후 여야 지도부와 최소 한 차례 이상 만남을 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세 번의 방미 정상회담 이후 두 차례 여야 대표를 불러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세 차례 방미 정상회담 이후 모두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4월 국빈방문으로 미국을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워싱턴 선언’ 등을 채택했지만, 이후 여야 지도부와는 회동하지 않았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미 후 여야 지도부와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는 특별한 사정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회동이 열리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남북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생략됐다.
이번에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회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야당과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