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정장 안주머니에 넣어둔 문건을 꺼내는 모습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들이 계엄 선포 전 대통령 집무실에 호출된 점을 고려해 한 전 총리가 ‘계엄 임무’를 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대통령실 CCTV 분석 결과
21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이 정장 안쪽 주머니에서 문건을 꺼내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집무실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호출한 여러 국무위원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개별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두 사람이 주머니에 보관했던 서류를 유심히 살펴보며 논의하는 모습도 담겼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외교부 조치사항’ 문건을 받았다고 증언했으며,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확보’ 등이 적힌 문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역시 특정 문건을 받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있는 문건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한 전 총리가 가지고 있던 문건에도 계엄 선포 뒤 이행해야 할 특정 임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의 조사 및 향후 계획
특검팀은 22일 한 전 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불러 비상계엄 가담 여부와 위증 혐의 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 전 총리는 과거 국회에서 “양복 뒷주머니에 계엄 선포문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했고, 탄핵 재판에서는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으나, 특검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증 혐의 수사 과정에서 시인한 셈이다.
특검팀은 또한 국민의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를 위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한 영장을 발부받아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에 수사관을 보내 국회 본청의 폐회로텔레비전 자료 등을 확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