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기존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일본 ‘투트랙 실용외교’ 원칙을 재확인하는 발언으로, 과거사와 현안을 분리하여 미래 협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같은 입장은 오는 25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사 논란 속 실리 외교 강조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기존 합의는 과거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굴욕 합의’로 비판받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합의했으나, 법적 책임을 명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배상금 제3자 변제안’ 역시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외교 원칙을 반영해 기존 합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일 관계는 과거의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직시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동북아 안보 상황
이번 전략은 한일 회담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중시하는 만큼, 긴밀한 한일 관계 구축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통상 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모두 주한미군·주일미군 역할 재조정 압박을 받고 있어, 공동 대응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며 “한-미, 한-일, 한·미·일 협력은 든든한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북아 안보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
국민대 이원덕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공조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조할 수 있는 지역 협력체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국민 감정을 고려해 “과거사 문제는 경제적 문제 이전에 감정의 문제”라며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본이 이에 부응할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