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평화 통일을 포기하는 정책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새로운 외교 전략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남북 평화 통일을 포기하는 정책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당시 중국 측 발표에는 통일 포기에 대한 지지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내용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8월 몽골을 방문한 태형철 북한 사회과학원장도 ‘적대적 두 국가’와 통일 포기에 대한 견해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한미일 공조에 맞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
전문가들은 북·중·러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김정은과 푸틴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지만 북·중·러 회담은 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부적으로만 공표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변국들에 설명했다는 의미 정도”라며 “이를 중러가 받아들여 단결된 북·중·러 연대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북한 입장에서는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만큼 한국과 밀착하지 않게 사전 작업을 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 위원은 “우리는 당장 북한과 무엇인가를 하기보단 북미 간 대화가 진척되는 것을 보며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위원 역시 “북한이 국제사회에 분명한 입장을 밝힌 만큼 우리도 ‘차가운 공존’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현실성 있는 정책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